조금 한가한 시간이면 갤러리를 찾는 일을 즐겨합니다.
정갈한 공간에서 마주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으면 또 하나의 우주를 보는 듯합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갤러리를 우연히 검색 중 발견했습니다.
찾아가 보니 갤러리가 있을 것 같아 보이지 않는 먹자골목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생각해 보니 갤러리 위치?라는 고정관념도 우스운 일입니다.
"새벽 3시 갤러리" 갤러리 이름에서 풍기는 뉘앙스를 한참 곱씹어 보았습니다.
새벽 3Am 그 시간이 주는 농밀한 느낌이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챗gpt에서 그 느낌을 찾아보니..
그래요, 모든 것이 잠들었고 나만이 깨어있는 듯한 그런 시간, 감정도 선명해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그런..
검색해 보니 그래서인지 새벽 3시까지 문을 여는 카페가 제법 있더라고요..^^;
갤러리를 방문할 때면 입구의 첫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전시회의 첫인상,
이곳은 작지만 깔끔한 느낌..
입구를 들어서니 깔끔하고 모던한 실내공간이 있고 작품들이 적절하게 배치가 되어 있습니다.
작품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전시하는 공간과 적절한 소품 그리고 액자의 종류도 작품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전시는 이한경작가의 빛의 여행 전이라는 주제로 거미줄과 윤슬과 같은 일상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을 작가의 시각에서 해석해 낸 작품입니다.
한국어 단어 중에 '윤슬'이란 단어가 가지는 아름다움이란..
제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시골 마을은 강과 개울이 있고 논 들판과 그리고 볏짚처마도 남았던 그런 곳이었습니다.
강가에 갈 때마다 보게 되는 '윤슬'의 아름다움과 새벽녘 거미줄에 달린 이슬방울의 신기함을 늘 보고 자랐지요.
특히 빛에 의해 변화되고 더욱 다채로워지는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아름다움에 대한 모티브입니다.
여름날 늦은 저녁 또래 개구쟁이 녀석들과 개울에서 한참을 놀다 배도 고프고 이젠 집에 가야겠다 생각하는 그 순간 보게 되는 개울물의 윤슬은 순간 어지러움과 더불어 어린 마음에도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논에 물고를 보러 가던 이른 아침 집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던 거미줄.. 평소라면 징그러운 거미를 생각했을 그것이 아침이슬이 젖어 방울방울 여름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그 모습은 어린 마음에도 절로 경탄을 토해낼 만큼의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전시회를 찾아 작품을 마주했을 때 '작가와의 공감'이 생긴다면 작품에 대한 애정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작품해설 팸플릿에서 이야기하는 추상적이고 조금은 현학적인 말들보다 잠시 추억을 소환해 준 작품과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됩니다.
올봄에는 오랜만에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그곳으로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변 동네어귀에 이런 작은 갤러리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여러 작품을 통해 영감과 쉼을 얻었으면 합니다.
세상은 더욱 복잡하고 어지러워 갑니다.
그런 세상의 귀퉁이에라도 잠시 숨을 쉴 수 있는 여유와 마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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