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권태롭게 느껴지면 재래시장에 들러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보고 다시 일어나라"
제가 사회에 나와서 보고 들은 자기 개발서에서 흔히 보고 들은 내용입니다.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살면서 조금 지칠때는 재래시장을 방문하곤 합니다.
지금은 물론 그냥 옛날 추억 때문이기도 하고 . .
사람 사는 냄새가 조금 그립기도 합니다.
요즘 사는 곳 근처인 인천의 재래시장을 다녀보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의 시장이야 어찌 보면 그리 큰 특색도 없는 상품구성에 점포들이 있어 그리 큰 흥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낯선 시장이 주는 숨바꼭질 이미지가 가끔은 흥미로움을 주곤 합니다.
오늘은 인천에서도 큰 시장 중에 하나인 구월동 모래내 시장입니다. 구월시장이라 불리기도 하는 곳입니다.
1970년대부터 자연스럽게 주변의 사람들이 모여서 형성된 시장이라고 합니다.
공식 홍페이지에 연역을 보니 1982년부터가 시장의 형성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요즘은 재래시장들도 주변부에 비교적 저렴한 주차비로 이용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이용하기에 크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물론 주차장도 협소해서 주차난이도가 조금 있는 편입니다.
평일날 낮시간이고 아직은 꽃샘추위가 남아있는 계절에 들렀는데도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입니다.
주변부에 아파트와 빌라가 밀집한 지역이고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은 지역이라 그런 듯합니다.
모래내 시장이란 이름이 붙은 것을 보아 이곳이 예전에는 하천이 있고 모래톱도 형성된 그런 장소였나 봅니다.
주변을 돌아보다 보니 복개천인 듯한 그런 곳도 보입니다.
인천의 제법 오래된 장소들을 들를 때마다 옛날 자료를 찾아보면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제 서치가 부족할 수도 있지만, 찾기 힘든 곳에 아카이브를 기록해 두었다면 그 또한 문제입니다.
흔히들 인천이 문화의 불모지라고들 이야기합니다.
문화가 태동하고 꽃 피우기 위한 첫걸음이 주변의 사소한 것들이라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역시 시장하면 떡집입니다.
새로 나온 시루떡에 김이 펄펄 나며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시식을 하고 있습니다.
초상권에 대한 자각이 생긴 후로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사진에 담는 일들이 어려워져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세상의 변화이니 수긍해 가야겠지요.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떡이 팥 앙금이 가득한 시루떡입니다.
특히 뜨끈뜨끈한 갖나 온 시루떡의 맛이야 뭐라 표현할 말이 없네요.
물가에 어두운 저로서는 시장에서 파는 상품이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와 비교해서 얼마나 쌌는지를 비교할 수 없었는데,
마침 어제 집사람이 봄이라 주문한 냉이 한팩의 가격이 기억나서 비교해 보니 이런 채소는
거의 두 배 정도의 차이가 나는 듯합니다.
모래내 시장은 옷수선 점포가 많이 포진되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일반 세탁소나 옷수선 가게에는 잘 없는 단춧구멍 만들기 기계와 같은 장비들도 이곳에는 있다고 하니
옷을 리폼해 보실 분들은 한번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모래내 시장도 항구도시 인천답게 수산물 코너가 크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봄을 맞아 주꾸미가 싱싱합니다.
가장 활기차게 소리치며 장사를 하시기 때문에 시장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시는 듯합니다.
역시 재래시장하면 먹거리를 빼놓을 수는 없지요.
특히 아직 추워서인지 어묵점포에 사람들이 몰려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보니 연세가 있으긴신 노인분께서 며느님과 오랜만에 시장에 마실 나오셨다가 아시는 분을
만나셨나 봅니다.
" 아휴, 참 오랜만에 나오셨네요"
"잘 계셨지요"
손잡고 반갑게 안부를 묻다가 언제나 마지막 인사는
"건강하세요"입니다.
실례가 될까 봐 사진에는 담지 못했지만, 인사를 건넨 그분 무슨 사연인지 안타까운 표정으로 오랫동안
노인분의 뒷모습을
지켜보셨습니다.
예전에 '시장사람들'이라는 다큐프로를 본 적이 있는데..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오랜 기간 방문하셨던 단골고객분이 한참을 오시지 않아
물어물어 알게 된 부고 소식이라고 합니다.
저도 갑자기 울컥하여 되뇌어 봅니다.
"두 분 오래오래 이 시장 함께 다니셨으면 좋겠습니다."
걷다 보니 사람들이 한 점포에 몰려 있습니다.
슬쩍 보니 현미 +돼지감자 +키무트+황태껍질 가루를 가공해서 뻥튀기 형태로 막 만들어서 팔고 계십니다.
돼지감자가 들어가 당료에도 좋다고 합니다.
첨가물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그런 스낵입니다.
모래내시장 가시게되면 꼭 한번 맛보시고 사세요.^^
인천 모래내시장의 좋은 점은 점포와 점포의 사이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 보행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재래시장이 좁은 통로 형식이라 사람들이 붐비면 걷기에 불편한데 이곳은 그렇지 않아 산책하기 참 좋습니다.
홍두깨 손칼국수집은 인천재래시장 어디에나 있네요,
체인점은 아닌 듯한데..
채소가게에 가득한 봄동이 봄이구나 하는 느낌을 줍니다.
올려다보니 건물들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기는 합니다.
이 시장이 본격적으로 조성된 것이 40년쯤 전인데 그 세월을 함께 해서인지 낯설지는 않습니다.
"서울의 류타 운"이라는 간판을 보니 새삼스럽습니다.
오늘부터는 다시금 봄 날씨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가족 중에 누구라도 손잡고 재래시장에 봄동 사러 가보세요.
"봄날이 생각보다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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